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온 글로리아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몸에 들어간 쇠붙이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8월 말 집 근처에서 놀다가 동그란 쇠붙이를 집어삼킨 글로리아는 남수단의 열악한 의료 환경 탓에 제거 수술을 받지 못했다.
글로리아와 아버지는 사고 한 달 뒤 남수단보다 의료 여건이 나은 수단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 수술을 받았지만, 쇠붙이를 꺼내는 데 실패했다.
노점상을 하는 글로리아의 아버지는 경제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만 이내 돈은 바닥이 났다.
절망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친척이 사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로 이동해 더 나은 의료기관을 찾아 나섰다. 이미 글로리아의 상태는 심각했다. 심장과 폐 사이에서 쇠붙이가 부식하면서 염증이 생겼고, 글로리아는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다 올해 1월 말 카이로 내 수단인들을 돕던 한 한국인 선교사를 우연히 만나게 됐고, 이들을 통해 사연을 접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은 항공료와 수술 비용, 한국 체류 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2만 5000달러(약3000만원)의 수술 비용 탓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글로리아의 아버지 간디는 5일 전세기 탑승을 앞두고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으로 가게 돼 정말 행복하다"라며 "한국 정부와 글로리아의 수술을 도와주기로 한 병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