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감독은 지난 시즌 기대 이상으로 활약한 선수로 고우석을 꼽았다.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정찬헌(30) 대신 갑작스럽게 마무리를 맡은 고우석의 피칭에 만족해했다.
변화구는 ‘흔들’ 직구는 ‘완벽’
불펜 안정돼야 우승 가능성 커져
올 시즌 LG의 키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도 류 감독은 “고우석”이라고 대답했다. 마무리로 맞는 두 번째 시즌에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올해도 고우석이 지난해만큼 잘해주면 좋겠다. 그렇다면 그 정도(특급 마무리) 레벨에 오르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제구가 불안했다. 고우석은 “캠프에서 공이 생각보다 높게 제구될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속에서 재개된 연습경기에서도 고우석의 제구 난조는 계속됐다. 그는 지난달 24일 SK전에서 3-3이던 9회 초 선두타자 김창평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추가실점은 하지 않았으나 볼넷을 2개 내줬다.
지난달 27일 키움전에서 고우석은 또다시 흔들렸다. 2-1이던 9회 말 등판해 2아웃을 먼저 잡았다. 이후 11개 연속 볼을 던지는 등 세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만루에서 대타 이정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슬라이더·커브 등 유인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볼카운트 싸움에서 계속 밀렸다.
지난달 29일 한화전. 고우석은 똑같은 상황을 맞이했다. 4-3으로 리드한 9회 말 등판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고우석은 공 8개로 세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변화구 없이 빠른 공만 던진 것이다. 퓨처스(2군) 리그 시절 최동수 코치가 했던 “직구를 던져 맞으면, 더 강한 직구를 뿌리라”는 조언을 되새긴 듯했다.
LG는 고우석뿐 아니라 정우영·김대현 등 젊은 투수들이 연습경기에서 부진했다. 류 감독은 “지금 두드려 맞아야 공부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창단 30주년을 맞아 정상을 바라보는 LG의 최대 변수는 불펜이다. 특히 마무리 투수인 고우석의 활약이 가장 중요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