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백자 동화매국문병'은 당초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어깨와 몸통 앞 뒤로 매화과 국화 무늬가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는 백자 병이다. 무늬에 사용된 진사, 즉 붉은 색 안료는 고려시대에 쓰이기 시작했으나 조선시대 들어서는 후기에 본격적으로 사용된 재료로, '백자 동화매국문병'은 조선 전기에 보기 드물게 진사를 사용한 점 등이 높은 가치를 평가받았다. .
문화재청은 또 "현행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외국문화재라도 우리나라 문화사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은 국보나 보물로 지정할 수 있지만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출토지나 유래가 우리나라와 연관성이 불분명하고 ▶같은 종류의 도자기가 중국에 상당수 남아 있어 희소성이 떨어지며▶ 작품의 수준 역시 우리나라 도자사에 영향을 끼쳤을 만큼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보 해제는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앞서 국보에서 해제된 사례로는 국보 제274호, 국보 제278호 등이 있다. 국보 제274호였던 '귀함별황자총통'은 거북선에 장착된 화기로 알려졌으나 1996년 가짜로 판명돼 국보 지정이 해제됐다. 국보 제278호 '이형 좌명원종공신녹권 및 함'은 2010년 한 단계 아래인 보물로 강등됐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