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 ‘하이바이, 마마’(tvN)을 무사히 마친 배우 김태희(40)는 “진심을 다해 연기한 것이 전해진 것 같아 정말 기뻤다”고 털어놨다. 지난 19일 종영 이후 진행된 서면 인터뷰에서다.
‘하이바이, 마마’는 그가 2015년 ‘용팔이’(SBS) 이후 5년 만에 출연한 작품이다. 2017년 가수 비와 결혼, 두 딸을 낳은 그가 워킹맘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 그는 49일 동안 환생한 ‘고스트 엄마’ 차유리 역을 맡아 절절한 모성애를 보여줬다. 시청률은 평균 5%대에 머무르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는 데뷔 이후 줄곧 따라다니던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났다는 평을 들었다.
- ‘하이바이, 마마’를 끝낸 소감은.
- “마치 아름다운 동화 같은 한 편의 긴 꿈을 꾸고 난 것 같다. 차유리로 지내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마치 입관체험을 한 것처럼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가치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깨닫는 시간이 됐다. 연기가 그리울 때 만난 작품이라 신나게 연기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 ‘연기력 논란’을 극복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었나.
- “진심을 다해 연기하겠다는 초심을 끝까지 잃지 않으려 했다. 또 함께 했던 감독님, 작가님 그리고 상대 배우들과 사전에 리딩하고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가지면서 차유리의 톤을 잡아갔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 “에필로그 내레이션 중 ‘어떤 고난 속에서도 불구하고 아직 내가 무언가를 먹을 수 있고 사랑하는 이를 만질 수 있으며 숨 쉬고 살아있다는 사실,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나는 죽고 나서야 알았다’가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도 내게 힘든 순간이 올 때 이 대사를 기억하며 힘을 낼 것 같다.”
- ‘하이바이, 마마’는 배우 김태희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게됐나.
-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것을 알게 해준 너무나 고마운 작품이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만난 작품이라 모성애에 대해 공감과 이해가 됐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잘못되면 다 내 책임인 것 같고,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는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 작품이다.”
- 연기자 입장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 “엄마가 되면서 인간적으로 많이 성숙해지고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연기자로서는 더 풍부한 희로애락을 겪으며 사는 엄마로서의 삶이 장점이다. 하지만 일도 잘하고 싶고 육아와 가사도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늘 잠이 부족하고 피곤하다. 밖에서 일도 하고 집에 오면 육아와 가사일도 신경을 써야해 체력적으로 힘들다.”
- 올해 나이 54세인 김희애 배우 등 나이 들어서도 멜로 드라마 속 ‘여자’ 캐릭터로 연기하는 배우도 많다. 너무 일찍 ‘엄마’ 역할을 한 데 대한 아쉬움은 없나.
- “엄마 역할을 한번 했다고 해서 다른 역할을 하는데 제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그 무엇보다도 내가 공감하고 연기하고 싶은 역할이라면 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
- 앞으로 활동 계획은.
- “당분간은 가족들에게 잠시 맡겼던 집안일과 육아에 집중하면서 개인의 삶을 충실히 그리고 더 성숙하게 살고 싶다.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좋은 작품을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수 있게 기도하면서.”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