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렇게 쓰면서도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변고가 없으리라 100% 단정은 어렵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목도했던 김 위원장의 혈색은 첫눈에도 안 좋았다. 지난해 이맘때 북·러 정상회담을 마무리하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전용 열차를 타던 그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재생하니, 거친 숨소리가 생생하다. CNN에서 그의 신변이상설을 다소 요란스레 전했을 때 팩트 확인 차 e메일을 보내온 미국인 북한 전문가는 대화 뒤, 이렇게 결론 내렸다. “상황 주시는 하되, 부화뇌동하진 않겠어.” 정답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급서(急逝)했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겹쳐 국내외 경제 사정은 불에 기름 끼얹은 형국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 평양시 중구역 창광거리의 노동당사와 미국 뉴욕시 월스트리트 11번가의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돼있는 셈.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연결돼 있다”고 했고,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은 “모든 것은 연결돼있다고 전하기 위해 ‘아바타’를 찍었다”고 했다. 정치와 경제도 마찬가지.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돼있다. 대한민국 서울 세종로 1번지도 새겨야 할 대목일 듯싶다.
마지막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한 마디. 이참에 감량과 절주, 그리고 비핵화를 권한다. 반인권 행위에 대해 사죄도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2년 전 판문점의 벅찼던 남북 정상회담이 일장춘몽 같아 아쉬워 덧붙이는 말이다.
전수진 경제기획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