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테오(張文喜·49) 주한 싱가포르대사가 기억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년 전 모습이다. 최근 사망설과 와병설이 나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당시 건강해 보였다고 한다. 그는 “2018년 6월 11일 밤 9시부터 3시간 동안 싱가포르 시내 관광지 3곳을 걸어서 이동한 김 위원장은 정상적이었다.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 대사
“2년전 북·미 정상회담때 김정은
34세에도 자신있는 말투 인상적
3시간동안 3곳 다닐만큼 건강”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올해 양국 수교 45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한국과 아세안 수교 30주년 기념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했다. 테오 대사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 평가하면서 "양국은 코로나19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강력한 입국 통제로 감염 확산을 차단해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싱가포르는 최근 외국인 이주 노동자 집단에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재차 주목받고 있다.
확진자가 늘어난 데 대해 “국적자는 350만명이고 220만명은 상주 외국인이다. 30여만명이나 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 집단을 대상으로 검사를 공격적으로 하면서 확진자의 대부분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신천지 집중 검사처럼 감염 위험성이 높은 집단을 적극적으로 검사하다 보니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인구 10만명당 검사 건수를 보면 싱가포르는 2100명으로, 한국(1100명)의 2배 정도다. 그런데도 치사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한국(2.3%, 244명)이 싱가포르(0.1%, 14명)보다 23배나 높다. 테오 대사는 “선진적 의료 시스템에다, 경증 환자(지역사회 격리)와 중증 환자(중환자실)를 신속하게 분산시켜 병상이 부족하지 않도록 조치한 결과”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국립대와 미국 존스홉킨스대를 졸업한 그는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 중국 베이징 공관을 거친 엘리트 외교관이다. 2006월 8월 싱가포르 외교부에서 동북아국 부국장으로 일할 때 당시 싱가포르국립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부인 김민재(44) 씨를 만나 결혼했다. 테오 대사는 “아내를 처음 만날 때만 해도 한국에 대사로 올 줄 몰랐다. 영어와 중국어를 잘하는 데다 착하고 예뻐서 2년 뒤 결혼했다. 아내는 두 아이와 대화할 때 반드시 한국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신임장 제정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부인을 대동한 테오 대사에게 “한국의 사위라 기대가 크다”고 덕담했다. 테오 대사가 “아내가 대통령의 대학 후배(경희대 중문과 졸업)”라고 소개하자 놀라며 더 반가워했다고 한다.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