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후보 등록과 함께 시작된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 구도를 압축하면 이렇게 요약된다. 민주당은 28일까지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고 9일 동안의 선거운동을 거쳐 내달 7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다. 21대 국회 ‘수퍼 여당’을 이끄는 첫 원내 사령탑이다. 현재까지는 친문 당권파 그룹 가운데 김태년(4선) 의원과 전해철(3선) 의원, 비당권파 그룹의 정성호(4선) 의원 간 3파전 양상이다.
출마 여부를 고심해왔던 윤호중 사무총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 사무총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 공천을 책임졌던 사람이 총선 직후의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는 것이 불공정할 수 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썼다. 당 안팎에서 윤 총장 불출마는 김 의원과의 단일화로 받아들여진다. 윤 총장과 김 의원은 이해찬 당 대표와 가까운 친문 당권파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지지기반이 겹친다는 분석이 많았었다.
김 의원의 출마선언은 28일 오전 10시로 잡혀 있다. 김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8개월 동안 여당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정부 정책을 설계하는 데 참여한 경험과 4선 의원이 됐다는 중량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일하는 국회, 유능한 여당이 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친문 전 의원은 28일 오후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당초 27일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2차 추경안 처리를 위한 여야 예결위 협상 상황으로 일정을 하루 미뤘다. 전 의원은 일찌감치 원내대표 출마를 결심하고 21대 총선 당선인들에게 축하 전화와 꽃을 돌리며 표심 관리를 해왔다. 전 의원 측은 통화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향후 정책 설계·입안 과정에서 다른 후보보다 당·정·청 간 업무 조율에 능하다는 강점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21대 전체 당선인 163명 중 68명에 달하는 초선 표심 공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ㆍ정성호ㆍ전해철 의원 등 원내대표 후보 3명이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 의원 워크숍 현장을 찾아 눈도장을 찍은 것도 그래서다. 초선 의원은 계파색이나 친소 관계가 덜해 인물경쟁력에 기반해 후보를 선택하는 특성을 보여왔다.
민주당의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 당선인들은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경선이 민주당ㆍ더불어시민당 합당 목표 시점(5월 15일)보다 먼저 진행되는 상황에서 시민당 소속 당선인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 당규 8조 2항은 선거 당일 민주당 소속일 경우에만 원내대표 경선에 투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합당 전에는 더불어시민당 당선인들이 우리 당 당원이 아니라서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