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물] 이성미 “엄한 엄마로 살아보니 더 그리운 새엄마 사랑”

중앙일보

입력 2020.04.25 21:00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우리나라 개그우먼 1호가 이성미씨란 것 아시나요? 1980년 TBC 개그콘테스트 2기 때 대상을 받으면서 데뷔해 올해가 방송 40주년입니다. 당시만 해도 위아래로 개그우먼이 없어 “여자가 필요할 땐 나밖에 쓸 수 없었기에” 바쁘게 일하며 20대를 보냈다네요. 요즘 개그우먼들끼리 프로그램 만드는 걸 보면 격세지감도 느끼고 “잘하는 모습에 너무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가 ‘생활보물’로 소개한 것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12살 때 세상을 떠난 새어머니가 남겨주신 진주목걸이. 50년 가까이 보관하면서 “친엄마 이상으로 나를 사랑했던” 그분의 향기를 느낀다고 합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았어도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 때문이겠지요.

[이광기의 생활보물 찾기] 개그우먼 이성미

반면 그런 목마름이 ‘엄한 모성애’로 이어졌나 봅니다. 싱글맘으로서 둘도 없는 보물 같은 아들이 반듯하게 자랐으면 했는데 돌아보니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성미 아들’에 대해 너무 예민했다”고 합니다. “그걸 깨우쳤을 땐 아이가 너무 커버렸더라고요. 사랑을 못 준 게 미안해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어요.”
 
암수술을 비롯해 여러 차례 건강 위기를 넘기고 지난해 맞은 환갑. 거창한 잔치 대신 그가 향한 곳은 필리핀 마닐라의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 어린이센터였습니다. 오랫동안 후원해온 아이들을 만났을 때 “죽기 전 한 일 중에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물을 쏟은 사연까지 ‘이광기의 생활보물 찾기’에서 만나봅니다.
 
기획ㆍ글=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영상=김태호ㆍ왕준열ㆍ정수경, 그래픽=황수빈
생활보물
‘이광기의 생활보물 찾기’는 유명인에게 색다른 의미가 있는 물건을 통해 생활 속 문화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영상 콘텐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