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체포된 스타모빌리티 실소유주 김봉현(46)씨와 라임자산운용 이종필(42) 전 부사장에 대한 말이다. 한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는 “예단할 수 없지만, 횡령 범죄는 징역 5년에서 25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며 “김씨와 이 전 부사장의 혐의를 보면 징역 10년 이상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봉현, 빼돌린 돈만 천억 넘어
김씨는 자신이 실소유한 회사로부터도 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김씨는 다른 회사를 인수한다는 명목으로 보관돼 있던 스타모빌리티 자금 517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스타모빌리티뿐만 아니라 무자본 M&A로 회사 경영권을 장악한 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해온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 금액만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김씨는 이미 구속기소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뇌물을 줬다는 혐의도 받는다. 김씨는 금융감독원의 라임 검사 보고서를 미리 받고, 그 대가로 김 전 행정관에게 4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했다. 김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 뇌물 액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라임 펀드 기획자' 이종필, 영장실질심사 불출석
무자본 M&A를 이용한 횡령 사건에 이 전 부사장도 상당 부분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전·현직 임원들과 함께 회삿돈 8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상태였다. 리드의 박모 전 부회장은 24일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24일 이 전 부사장에 대해 리드 경영진으로부터 투자 대가로 샤넬 가방 4개와 IWC 시계 2개, 벤츠 승용차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5일 열렸지만 이 전 부사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보통 피고인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자기 변론을 포기할 때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다.
체포된 김씨와 이 전 부사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범죄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김씨는 평소 “어마무시한 로비를 했다”며 정·관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랑했다. 검찰은 라임 사태를 키우거나 방조한 ‘윗선’이 있는지 수사를 집중할 방침이다. 또 김씨와 이 전 부사장뿐만 아니라 라임 펀드 자금을 빼돌려 피해를 키운 다른 인물들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