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훈련 '도비탄' 추정?…군부대 1.4㎞ 거리
함께 골프를 치던 고객 4명은 영문도 모른 채 A씨 쪽을 바라봤다. 골프공에 맞은 것처럼 주저앉아서다. 자리에 앉은 A씨는 자신의 머리 부분에서 피가 흐르자 지니고 있던 무전기를 이용해 곧바로 골프장 측에 연락을 취했다. “골프공에 머리를 맞은 것 같으니 교체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전남 담양 골프장서…캐디 실탄맞아 제거수술
머리에 탄두 박혀…생명에는 지장없어
사고 당시 인근 군부대 사격장선 사격훈련
당초 골프공에 맞은 거로만 생각했던 골프장 측은 A씨를 다시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머릿속에 박힌 미상의 물체를 제거하는 응급 수술을 하기 위해서다. 수술 결과 A씨의 머리에서는 놀랍게도 5.56㎜ 실탄의 탄두가 발견됐다.
군경, "민간인 총탄 맞았다" 신고에 비상
군경 합동조사 결과 A씨의 사고와 군 사격장과의 연관성이 제기됐다. A씨가 총탄을 맞을 당시 주변 군 사격장에서는 개인화기(소총) 사격 훈련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서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총탄을 맞은 7번홀과 인근 사격장과의 거리는 1.4㎞가량 떨어져 있다. A씨 머리에서 발견된 5.56㎜ 실탄의 탄두는 우리 군의 개인화기에 쓰이는 실탄으로 유효사거리는 460m, 최대사거리는 3300m다.
군경은 골프장과 부대 사격장이 인접해있는 데다 당시 사격훈련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격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유탄이나 도비탄이 날아가 A씨를 맞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비탄은 사격 훈련 중 발사된 탄두가 바위나 장애물 등에 맞고 방향을 바꿔 비행하는 것을 말한다.
군 당국 "원인 미상탄"…탄두 집중 조사
한편 육군본부는 이날 모든 부대의 사격훈련을 전면중단하고 군 사격장 안전 실태 전수점검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해당 탄두는 ‘원인 미상탄’으로 분류돼 있다”며 “탄두 형태나 탄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담양=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