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3일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한 대목이다. 진 전 교수는 “과거 이런 사고는 주로 보수 정당의 인사들이 쳤다. 그래서 ‘성나라당’ ‘성누리당’이라는 별명이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썼다.
전여옥 “추행당으로 당명 바꿔라”
민주당선 오거돈 제명하기로
하지만 근래 성추문은 여권에서 잦아지는 경향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 여비서 성폭력 사건으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고,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과 민병두 의원은 미투 폭로 파문으로 공천에서 배제됐으며,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원종건씨는 데이트 성폭력 논란이 일면서 탈당했다. 총선 막판엔 안산단원을의 김남국 당선인이 ‘섹드립’(성적 언사를 뜻하는 비속어)이 난무하는 팟캐스트에서 출연해 한 발언이 논란이 됐었다. 여기에 오거돈 전 시장까지 성추행 사건으로 낙마하자 여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 부산 시민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 차원에서 제명하기로 했다.
야당은 “민주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민주당과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 관련 대책을 내놨다. ‘대책’ 운운하기 전에 당장 본인들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석고대죄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사퇴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도 이 사태에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방안을 찾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더불어추행당’으로 당명을 바꾸는 것은 좀 그렇다. ‘우리모두추행당’이 좋겠다”고 꼬집었다.
◆내년 4월 7일 부산시장 보선=이날 차기 시장 후보군도 거론됐는데 민주당에선 김영춘, 통합당에선 김세연 의원이다.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인 김영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서병수 당선인에게 패했다. 개혁 성향의 3선인 김세연 의원은 총선에 불출마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부산 출신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거명하는 이도, 귀책 사유가 있으므로 공천을 포기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