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랜선 속에서 말고 현실에서 축구 고수가 되려고요."
프로축구 성남FC(1부 리그) 골키퍼 전종혁은 새 시즌을 앞두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매일 즐기던 컴퓨터 게임 FIFA 온라인도 잠시 관뒀다. 지난달 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한 'K리그 랜선 토너먼트(FIFA 온라인)' 초대 대회 우승자인 그는 19일 2차 대회에선 4위에 그쳤다. 연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K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자 팬 서비스 차원에서 온라인 축구 게임 대회를 열었다. 전종혁은 "저번 대회 이후 한 달간 게임을 안 했다. 훈련에만 집중해서 그런지, 실력이 줄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FIFA 온라인 대회 우승자 출신
주전 경쟁 위해 게임 잠시 접어
"빌드업 앞세워 김영광과 경쟁"
그러다보니 취미 생활인 게임도 잠시 접게 됐다. 전종혁은 "FIFA 온라인 프로게이머 김정민 선수와 붙어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나름 좋하고 잘 하는 게 축구 게임인데, 시즌 개막 시점이 다가온다고 하니 실제 축구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전종혁은 김근배(34)와 주전 수문장 경쟁 2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변수가 생겼다.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37)이 입단〈2월 25일 중앙일보 단독〉하면서다.
지난 시즌까지 서울 이랜드FC(2부)에서 뛴 김영광은 2002년 데뷔 후 K리그 무대에서 통산 495경기에 출전했다. 국가대표로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주전 골키퍼로 뛰었고, 2006년 독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는 백업 골키퍼로 참가했다. 김영광은 2월 팀에 합류해 테스트 기간을 거쳐 지난달 팀과 계약했다. 전종혁에겐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한 셈이다. "주전 경쟁에 자신감이 떨어진 건 없다"고 밝힌 그는 "영광이 형이 좀 더 동기부여가 된다"고 강조했다.
전종혁은 자신의 강점으로 '빌드업'을 꼽았다. 훈련 전후로 킥 연습을 별도로 한다. 킥이 좋아 '패스 마스터'로 불리는 팀 동료 권순형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패스 능력이 탁월한 유럽 명 골키퍼들의 영상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도 한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수문장 테어 슈테겐이 대표적이다. 그는 "후방 빌드업에선 형들보다 자신있다. 짧고 긴 패스를 통해 동료들에게 50대50 확률 이상으로 연결되도록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종혁은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작년보단 좋은 성적, 0점대 실점에 20경기 출전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