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통합당 당선인들 가운데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인사는 5선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뿐이다. 정 당선인은 앞서 “(당 대표든 원내대표든) 당의 판단이 내려지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5선에 성공한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도 “자연스럽게 주위에서 누가 적임이라고 할 때 가능한 일”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무소속으로 4선에 성공해 복당을 신청한 권성동(강릉) 의원은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했다. 5선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과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당선인, 4선의 김기현(울산 남을), 박진(서울 강남을), 홍문표(홍성-예산), 권영세(서울 용산), 이명수(아산갑) 당선인도 원내대표 도전 가능성이 있는 다선 그룹 인사들이다.
영남 중진들도 게임의 판을 바꿀 수 있는 다크호스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84석을 얻었는데, 이중 대구ㆍ경북(TK), 부산ㆍ울산ㆍ경남(PK)에서만 56석을 얻었다. 비례대표 19석을 더해도 영남 의원들이 절반을 넘는다. 의원 투표로 판가름나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다수파가 된 이들의 입김이 세졌다. 앞서 언급한 주호영, 김기현 당선인과 함께 3선에 성공한 김도읍, 박대출, 김상훈, 윤재옥, 조해진 당선인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한 TK 지역 당선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 전엔 영남이 물갈이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비영남 의원 중에선 3선의 김태흠(보령-서천) 의원이 일찌감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역구 선거에서 ‘생환’ 한 유승민계 의원들은 아직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3선의 하태경(부산해운대갑), 유의동(평택을) 의원이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두텁지 않은 이들이 경선 레이스를 돌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원내지도부 조기 구성엔 공감하면서도, 계파 분란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쟁이 과열돼 ‘네 탓 공방’이나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이면 보수 진영이 다시금 유권자들에게 외면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당권을 놓고 조금이라도 다투는 모습을 보이면 이제는 정말 끝”이라고 썼다. 권영세 당선인도 “선거에서 처참하게 참패한 당이 고작 한다는 게 감투싸움으로 비칠까 두렵다”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