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환자 10명 중 4명꼴로 한 달 넘게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격리 기간이 4주를 초과한 환자가 1000여명 된다”라고 말했다. 전체 격리치료 환자는 2484명(18일 기준)으로 장기 입원자가 40%가량 차지한다.
10명 중 4명꼴 한 달 이상 입원
장기입원환자 대부분 ‘경증’…“예상보다 입원 길어지는 경우도”
김신우 경북대병원 알레르기 감염내과 교수(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단장)는 “중증 환자일수록 입원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은 있다”며 “코로나19 완치 시기도 2주를 벗어나 나이와 중증도에 따라 3주 후에 퇴원한 사람도 20%가량 나오는 등 처음 예상과는 다른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장기 입원환자들은 고열ㆍ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없는 경증 환자인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본부장은 17일 브리핑에서 “경증인데도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입원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가 증상이 심해서라기보다 PCR 검사에서의 격리해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 병상 신세를 지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격리시설에서 나오려면 고열ㆍ호흡기 증상 등 임상 증상이 호전된 후 코로나19 검사에서 24시간 간격으로 2회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장기입원환자 대부분 경증ㆍ무증상…새로운 투약법도 부담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의료체계가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올가을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며 "이때 장기입원환자는 의료체계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체내 바이러스를 완전히 사멸시킬 대안도 마땅치 않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나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주치의들은 새로운 치료법 시도와 신약 투여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장기입원자 중증환자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부작용을 감수하고 새로운 약물을 사용하거나 치료법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새로 개발된 약이나 임상 후보물질로 개발된 것을 투여해볼 수 있어도 가벼운 증상을 보이거나 임상 증상이 없는 환자에게 부작용을 감수하고 새로운 약제를 쓰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퇴원 기준에 과학적 근거 필요하단 지적도
방 센터장은 “현재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사용하는 PCR 검사는 완치가 된 환자들에게 나오는 죽은 바이러스까지 검출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밀하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다”며 “임상 증상이 좋아졌음에도 PCR 양성 판정이 나오는 환자들에게 실제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 과학적인 근거부터 확인한 뒤에 새로운 치료법을 논의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새로운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자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환자에게 사용하는 칼레트라나 클로로퀸 등 항바이러스제를 섞어서 투여하거나 회복기 혈장투여를 하는 등 장기입원환자 몸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를 근절하는 요법을 추가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언·김정석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