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불을 댕겼다. 폭스뉴스는 16일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한 바이러스 연구실에서 유래했다고 보도했다. 단, 이는 생물무기로서가 아니라 바이러스 확인과 대응 능력이 미국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중국 측 노력의 일환이라고 언급했다. 또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유래했으며, 첫 환자는 연구소 직원이라고 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14일 미 국무부 기밀문서를 인용,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중국 우한 연구소의 방역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2년 전 미 대사관 직원이 중국 우한에 있는 한 바이러스 연구소 시설을 방문한 뒤, 돌아와 이 연구소의 부적절한 안전조치에 대해 경고하는 보고서를 두 차례나 올렸다는 내용이다. 이 외교관들은 당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연구가 사스(SARSㆍ중증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새로운 팬데믹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급기야,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섰다. 그는“우리는 지금 벌어진 끔찍한 상황에 대해 매우 철저한 조사를 하고 있다”며 연구실 유래설에 힘을 실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14일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유래했다고 알고 있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시장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제기됐던 유전자 조작을 통한‘생물무기설’에 대해서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지놈 연구 결과를 인용, “인공적으로 조작된 흔적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BBC는 보도했다. WHO도 코로나19가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올 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영국 의학 전문매체 랜싯을 인용, 중국의 코로나19 초기 확진자들의 감염경로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의 수산시장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