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유권자 줄 이어져
이수민(35)씨는 “코로나19가 걱정돼 사람이 없는 시간에 하려고 일찍 나왔다”며 “막상 현장에 와보니 관리가 잘 돼 있어 큰 걱정은 안 된다”고 했다. 개인 장갑을 준비해왔다는 문근영(41)씨는 “20대 국회는 대립이 너무 심했는데 21대 국회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고령 유권자들 “집에서 연습했다”
지팡이를 짚고 홀로 투표소를 찾았던 94세 안덕순씨는 “너무 길어서 보이지도 않는다. 긴 놈에 한 번, 작은놈에다 한 번 찍었는데 맞게 투표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원효로 제2동 투표소를 찾은 한 70대 여성은 “비례 투표용지가 바뀐 걸 아들이 다 가르쳐줘서 헷갈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아파도 선거를 빠진 적 없이 평생 해왔다”는 권모(84)씨는 “뽑을 곳이 딱 정해져 있어 비례명부가 헷갈리지 않았다. 세금 흥청거리며 쓰지 않을 정당과 후보에 표를 던졌다”고 했다.
긴 투표용지에 혼란스러운 건 중장년 유권자도 마찬가지였다. 김진홍(39)씨는 “비례 투표용지가 1번부터 있는 게 아니고 3번부터 시작돼 너무 헷갈렸다”며 “찬찬히 보고 뽑으려던 곳을 찾았다. 국회가 매일 싸움만 하는데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벽근무 마치고 온 간호사 “방역 철저해”
6살 난 딸과 남편, 친정 부모를 모시고 온 배모(44)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한동안 밖에 못 나왔는데 투표를 마치고 가족들과 드라이브를 가려고 한다”고 했다. 투표 열기가 높은 것에 대해선 “여당을 응원하는 입장에선 잘하고 있다고 힘을 실어주고 싶을 것 같고, 반대쪽에선 투표를 통해 심판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 다들 투표를 하러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신분증을 두고 와 투표를 못 하고 집으로 돌아간 유권자도 종종 나왔다. 신미경(62)씨는 “인터넷으로 동네 투표소 찾기를 해서 왔는데 사무원들이 다른 데로 가라고 해서 다시 나왔다”고 했다. 같은 투표소에선 60대 남성이 대기줄에 있다 신분증을 가지러 되돌아가기도 했다.
이우림·남수현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