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1호선 신길역 3번 플랫폼에는 자신의 목적지로 향하는 열차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거리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6시 28분쯤 영등포역에서 신길역으로 들어오던 용산행 급행 전동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일부 선로에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탈선 사고가 난 선로는 영등포~신길역 구간 용산행 경인선 급행열차 선로였지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오전 7시 이후 급행열차의 양방향 운행을 모두 중단했다. 인천, 병점 등으로 가는데 이용되던 하행열차가 궤도를 이탈한 열차와 충돌할 우려 때문이다. 경인선 일반열차와 경부선 급행·일반 열차는 다른 선로를 이용해 운행했다. 하지만 지연은 불가피했다.
출근길에 늘 이용하던 플랫폼으로 내려온 승객들은 멈춰선 열차를 보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코레일 측에서 “인천, 수원 방면 가시는 분들은 타는 곳 1번을 이용하시길 바란다”는 안내방송을 계속해서 내보냈지만 이를 듣지 못한 승객들은 끊임없이 타는 곳 3번으로 몰려들었다. 코레일 관계자 한 명이 육성으로 하는 안내를 듣고서야 승객들은 다른 플랫폼으로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신길역 탈선 사고를 접한 사람들의 체험기가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오늘 3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1호선 탈선”이라고 푸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하필 서울 출근하는 날 1호선 탈선. #대지각”이라고 글을 올렸다. 한 SNS 이용자는 “출근길 열차 탈선으로 신기한 경험을. 보지도 않은 부산행이 생각남”이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지하철 1호선은 크고 작은 사고와 잦은 연착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 2월 14일에도 서울 구로역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정비차량이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해 1호선 열차 상행선은 인천~용산역까지만 운행했으며, 나머지 급행열차는 운행을 중지한 바 있다. 코레일 측은 “긴급복구반의 작업이 진행 중이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열차 이용에 불편을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남수현·이후연 기자 nam.suhyo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