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뉴욕타임스는 네덜란드 최대의 화훼 및 식물 생산업체 협력업체인 로열 플로라 홀랜드의 국제 판매 담당자인 프레드 반 톨을 인용해 지난 한 달 동안 네덜란드에서 1억 4000만 송이의 튤립을 포함한 약 4억 송이의 꽃이 폐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시장서 튤립 낙찰가격 '0' 나오기도
3월~5월은 국제 여성의 날(3월 8일), 부활절(4월 12일), 어머니 날(5월 둘째 주 일요일)이 끼어 있어 네덜란드 화훼 산업이 가장 번창하는 시기다. 튤립 농가들은 보통 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부터 꽃을 내놓는다. 원래대로라면 하루 평균 3000만 달러(약 365억원)의 꽃이 판매되는 시기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로 화훼 농가는 얼어붙었다. 뉴욕타임스는 "네덜란드의 튤립 재배농가들에 올해 3월 13일 금요일은 진정한 '13일의 금요일'이었다"면서 "튤립 줄기가 네덜란드 최대 화훼시장에 등장했을 때, 가격이 계속해서 0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렇게 네덜란드가 타격을 입은 것은 전 세계의 꽃 가게들이 문을 닫고 기념행사가 취소되면서 급격히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꽃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소비로 유지되던 관광 수입도 대폭 줄었다. 매년 꽃이 피는 지역의 튤립밭을 여행하는 수백만 명의 방문객들이 네덜란드 여행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화훼 파크도 올해 전 시즌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단, 네덜란드 내 플로리스트나 가든 숍 같은 소규모 상점들은 고객이 서로 1.5m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상점 직원만 있으면 문을 열 수 있다.
문제는 네덜란드 내보다는 해외 고객들에게 꽃을 파는 국제무역상이다. 네덜란드 현지 고객을 타깃으로 꽃을 파는 재배 농가와 유통업자들은 그나마 꽃과 식물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제 무역에 의존하는 화훼업자들은 고객 수요가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적인 화훼 수출회사를 운영하는 얀 드 보어 씨는 "지금까지 계절적 수입의 90%를 잃었다"고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그는 "보통 이맘때면 60명의 정규직 직원이 일하는데 지금은 6명만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는 13일 기준 확진자가 2만5587명 발생하고 273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네덜란드에서 학교·식당·술집·박물관·체육시설·체육관 등은 오는 28일까지 문을 닫는다. 3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는 6월 1일까지 대부분 금지됐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