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전투표율은 19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율(26.1%)도 넘어섰다. 사전투표인 것을 고려해도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대선 투표율을 넘는 것은 이례적이다. 2016년 20대 총선의 사전투표율(12.2%)도 훌쩍 넘었다.
지역별로는 전남(35.8%)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고, 전북(34.8%), 울산(32.4%)이 뒤를 이었다. 대구(23.6%)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서울은 27.3%의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는 종로의 투표율(34.6%)이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정권 지지’냐 ‘정권 심판’이냐
지역별 투표율은 선거 판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불린다. 이번 사전투표에선 호남 투표율이 영남보다 높게 나왔다. 통상 전체 투표율이나 호남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했던 사례가 많다.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젊은 유권자와 호남 유권자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민심을 예측하기 힘든 ‘깜깜이 선거’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결국 ‘정권 지지’를 위해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와 ‘정권 심판’의 분노로 표를 행사한 유권자 중 어느 쪽의 ‘화력’이 더 우세했느냐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권 지지자들은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 우호 여론’이 형성돼 투표율에 반영된 것이라고 기대하는 반면, 통합당 지지자들은 정권에 대한 분노가 ‘반격’ 형태로 발현돼 투표율이 높아진 것이길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 “3040과 60대 이상 참여도가 승부 가를 것”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사전투표에서 특정 세대, 지지층의 결집 현상이 나타났더라도 15일 본 투표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 선거”라며 “다만 높은 사전투표율이 코로나 사태로 투표에 부담을 가졌던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계기가 될 순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높은 사전투표율이 전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전체 투표율은 선거 당일까지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박명호 교수는 “이번 사전투표율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분산투표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선관위 관계자도 “사전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 투표율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