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보여주시고 1m 거리 두기 지켜주세요!”
10일 오전 9시 30분 사전투표소가 마련된 서울 을지로동주민센터 앞에 사람들이 몰리자 사전투표 사무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입구에 다닥다닥 붙어 있던 사람들은 사무원들의 외침에 서로 몇 걸음 떨어지며 간격을 유지했다.
투표소는 4층이었지만 방역 작업은 1층에서 진행됐다. 우선 적외선 체온계로 팔목에서 열을 재 발열 여부를 확인했고 소독제로 손을 소독한 후 비닐장갑을 받고서야 4층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갈 수 있었다.
신림동에 거주하는 박모(32)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려돼 투표를 미리 하려고 왔다”면서 “생각보다 방역에 신경 쓰고 있어 걱정 없이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성민경(51)씨는 “회사가 인근에 있어 출근하는 김에 투표했다. 15일(공식 선거일)에 오면 너무 몰릴 것 같아서 미리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15일 사람 몰릴 것 우려해 사전투표 몰려
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도 붐볐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정영희(59)씨는 “지금껏 한 번도 투표를 빼먹은 적이 없다. 이번에도 투표는 해야겠다 싶어서 왔다”면서 “방송을 보니까 서울역이 방역을 철저하게 하는 것 같아 동네에서 안 하고 직장 근처로 왔다”고 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김봉태(71)씨는 “마음이 변하기 전에 빨리하고 싶었다. 생각보다 방역이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점심시간 때 유권자 몰리자 1m 거리두기 무너져
5층 투표소 앞에서 안내를 하는 이도 한명 뿐이었다. 구청 관계자는 “점심시간 때 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면서 “지역주민 6명과 구청 직원 34명이 함께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방역 지침 어기고 엘리베이터 인원 초과하기도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후 4시 기준 투표율이 9.74%로 집계됐다고 했다. 지난 20대 총선의 사전투표의 동시간대 투표율보다 5.28%포인트 높은 수치다. 사전투표는 만 18세 이상 국민에 한해 10~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전국 3508곳의 투표소에서 별도 신고 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다. 다만 체온이 섭씨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별도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