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주한 미국대사들 “11월 미 대선전까지 안될수도”
사임설 나온 해리스 대사, 코로나 극복 캠페인 참여
한국 총선이 닷새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본격적인 협상 재개는 오는 15일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총액에 대한 양측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경우 11월 미국 대선 직전까지도 합의가 안 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과거 주한미국 대사를 지낸 인사들 사이에서 공통으로 이같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는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미국의 대선 국면으로 인해 현 상태가 장기 교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도 “이번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현재의 협상 교착 국면을 진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총액을 쉽사리 양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도 이번 협상이 기존 협상과는 다른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변수라는 점을 지적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그동안의 협상은 주로 국무부를 주무부처로 국방부 등과 협의 하에 다뤄졌었지만 이번처럼 최고위 레벨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 모두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이 한반도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만큼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양국이 예전처럼 SMA 적용 기간을 1년짜리에서 다년 계약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년도와 동일한 1년짜리로 중간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9일(현지시간) “결국에는 한 사람의 시각이 중요하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재선에 집중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년짜리 중간 합의에 찬성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