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총장 “더 많은 시신가방 원하나” 성난 트럼프 “지원 보류”

중앙일보

입력 2020.04.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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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원하지 않으면 정치 쟁점화 말라”고 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정확한 분석이나 하라”고 반박했다. “중국과의 관계를 볼 때 그가 정치 얘기를 하는 걸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다. WHO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지원을 보류하겠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WHO는 중국에서 지난해 12월 두세째 주에 발병이 시작된 뒤 한 달 뒤인 1월 14일 사람 간 감염 증거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내가 중국발 항공기 입국을 금지했을 때도 아주 심하게 비난했지만 모두 틀렸다”고 말했다.

총장 “코로나 정치 쟁점화 말라”
트럼프 “WHO 모든 게 중국 위주”
아소도 “WHO는 중국보건기구”

그는 “우리는 지난해 4억5200만 달러를 WHO에 지원했고 중국은 4200만 달러를 냈다”며 “모든 나라가 온당한 대우를 받아야 했지만 매우 불공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WHO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며 결론이 날 때까지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언급하며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선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이야기할 때 그들이 더 정확한 분석을 제공했다면 사람들에게 더 나은 봉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어 “WHO의 모든 일이 중국 중심적이었다”며 “(WHO는) ‘모든 게 괜찮다. 사람 사이 감염은 안 되고 국경을 계속 열어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중국과의 관계를 볼 때 그가 정치를 이야기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내가 아니라 그가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모든 일이 중국 위주”라며 “그것은 옳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앞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데 대해 이날 회견에서 “제발 이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며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원하지 않는다면 정치 쟁점화를 삼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WHO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도 지난달 26일 “WHO는 세계보건기구라기보다는 중국 보건기구 아니냐”며 “‘CHO로 고치자’는 얘기가 왕왕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WHO 수장 교체론에 대해 “지금은 그런 종류의 변화를 할 때가 아니다”며 “WHO가 업무 수행을 어떻게 했는지 살펴보고, 되돌아볼 시간은 많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은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