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이 회사만이 아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코스피 상장기업 685곳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9일 내놨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현금성 자산은 줄고 차입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685곳 작년 경영실적 분석
매출 역주행, 영업이익은 반토막
순차입금 1년새 65.7조 38% 급증
한계기업 57곳, 2년만에 두배로
기업들이 외부에서 빌려온 자금(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금액(순차입금)은 1년 만에 65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상장사 685곳의 순차입금 총액은 236조9000억원이었다. 2018년 말(171조2000억원)보다 38.4% 늘었다.
한경연은 “기업들의 매출이 정체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많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상장사 685곳의 전체 매출은 1151조 8000억원이었다. 2018년(1190조3000억원)보다 3.2% 감소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2018년 111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55조5000억원으로 50.1% 줄었다.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이 제대로 팔리지 않다 보니 재고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사 685곳이 보유한 재고자산 총액은 99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이들 기업의 평균 재고자산 회전율은 11.5회였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기업의 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2017년에는 상장사의 평균 재고자산 회전율이 14.3회였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기간은 지난해 평균 31.7일이었다. 2017년(25.5일)과 비교하면 2년 만에 6일 이상 길어졌다. 그만큼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제때 팔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로 벼랑 끝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갈림길에 있는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게 지원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