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최일선에서 싸우다 숨진 영국 간호사 아리마 나스린. [월솔 병원 홈페이지 캡처]
남편은 의료진 만류에도 마지막으로 아내를 품에 안으며 속삭였다. 인공호흡기를 단 아내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이내 눈을 감았다.
세 아이의 엄마 영국 30대 간호사
코로나 환자 돌보다 확진 숨져
남편, 의사 만류에도 마지막 포옹
그의 여동생 아쉬(31)는 영국 매체 더선에 언니의 마지막 순간을 전했다. 남편이 그 곁을 지켰다고 한다.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가까이 가지 말라는 의료진의 만류에도, 그는 아내를 품에 안았다. 그러고는 세 아이가 눈에 밟힐 아내가 듣고 싶어 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아이들은 걱정하지 마.” 둘 사이엔 8세, 10세, 17세인 세 아이가 있다.
부모가 파키스탄 출신인 아리마는 10대 때 뇌졸중을 앓은 할머니를 돌봤고, 그때부터 간호사를 꿈꿔왔다. 2003년부터 월솔 병원의 시설관리과 의료 보조원으로 일하면서도 열심히 공부해 지난해 1월 간호사 자격증을 땄다. 이후 급성 병동에서 근무했다.
그는 생전 “나는 노인이나 약자를 돌보고 싶었다. 결국 간호사의 꿈을 이뤄서 매일 아침 기뻐서 운다”고 말해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자격증을 얻은 이후 트위터에 “나에게 이런 놀라운 순간이 올 줄 몰랐다. 사람들은 꿈을 꿀 권리가 있다고 믿어 고군분투해왔다”는 글을 남겼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 며칠 전에도 월솔 병원의 2003년 취업 제안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17년 동안 이 여정을 사랑했다”고 적었다.
월솔 병원은 홈페이지에 “아리마는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이고, 헌신적이며 전문적인 간호사였다”며 추모의 글을 올렸다. 네티즌들도 “당신은 천사였다.”, “위험을 무릅쓰며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해줘 감사하다.”, “우린 모르는 사이였지만, 당신은 이제 영웅이다. 당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등 글을 올렸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