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SNS에 ‘볼드모트’ 언급…野 “고질병”
이는 유 이사장의 ‘볼드모트’ 발언을 지지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 이사장은 3일 라디오에 출연해 MBC가 주장한 의혹 속 검사장과 기자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는 “당연히 얘기해야 한다”며 “이 사건 터지고 저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 얼굴은 대문짝만하게 다 나오고 이름이 나오는데 그분(검사장과 기자)들은 해리포터에 나오는 볼드모트냐”고 물었다. 이어 “누구나 다 그 이름을 알고 있지만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는 존재냐. 이런 불공평한 일이 어디 있느냐”며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를 고소하라”고 덧붙였다.
J.K.롤링이 쓴 ‘해리포터’에서 마법사들은 악당 ‘볼드모트’의 이름을 부르기 두려워해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그 사람’ 등으로 표현한다.
야당은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냈다. 미래한국당은 “조국 대통령 프로젝트에 시동이 걸렸다”며 “총선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기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이 친문 인사의 비리를 파헤치려 했다는 방송 보도를 시작점으로 ‘윤석열 때리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역시 “국민께 석고대죄하며 조용히 재판을 준비하고 있어야 할 조 전 장관이 페이스북 정치를 시작했다”며 “SNS 중독은 신도 못 고친다고 한다. 나라를 극도의 혼란에 빠트리고도 고질병은 치유되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추미애 직접 감찰 지시 땐 대검-법무부 갈등 재연 가능성
해당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실제 기자와 통화했는지 통화내역을 확인해야 한다는 MBC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진상 조사 단계에서는 자료 제출을 강제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한 현직 검사는 “의혹이 있다고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수사할 때도 그렇게 마구잡이식 수사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법무부가 "보고 내용이 부실하다'고 주장하며 직접 감찰에 착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 장관은 3일 오후 제주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누구도 예외가 없다”고 말했다.
일단 법무부는 대검의 2차 보고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공문 이후 별다른 추가 지시를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르면 검찰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한 감사는 검찰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한다. 법무부는 이후 이차적으로 감찰을 수행한다.
그러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감찰 사건 중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워 보여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령하면 직접 감찰에 나설 수 있다. 또 비위 조사 등 업무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무부 감찰관이 검찰청에 감찰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검찰청은 수사 기밀 유출 방지 등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요구에 응해야 한다.
법무부가 해당 검사장을 직접 감찰한다면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법무부의 직접 감찰 시도는 혼외자 의혹을 받았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정도에 그친 데다 해당 검사장이 윤 총장과 가까운 인물이어서다. 해당 검사장은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대화나 발언, 통화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채널A는 “보도에 나온 통화 녹음 및 녹취록은 해당 검사장이 아니다”는 입장을 대검에 전달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