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이번 추념식에는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도민, 여야 지도부, 각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2018년부터 2년 연속 추념식 참석 인원은 1만5000여 명에 달했다. 대부분의 유가족은 이날 온라인과 동영상 등을 이용한 추모와 ‘사이버 참배’로 대신했다. 지난달 27일 5주기를 맞은 서해수호의날 기념식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역대 최소인 180여 명만 참석했다. 행사에는 당초 7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2년만에 참석
코로나 영향 참석자 150명으로 최소화
지난 2일 생존 수형인 2명 재심 청구도
첫 순서로 제주 4·3특별법 개정 등의 염원을 담은 오프닝 영상이 상영됐다. 오전 10시가 되자 1분간 묵념 사이렌이 울렸다. 애국가는 제주 4·3 유적지의 모습이 담긴 영상 음악으로 대체됐다.
제72주년 추념식 유족 사연은 김대호(제주 아라중 2) 군이 낭독했다. 김대호 군은 지난 1월 22일 4·3 평화재단이 연 ‘발굴 유해 신원 확인 보고회’ 당시 발굴된 고(故) 양지홍 희생자의 증손자다. 김 군은 할머니(양춘자)가 교사 출신 증조할아버지를 떠올리는 내용이 담긴 편지형식의 글을 작성했다. 교사였던 증조할아버지는 양춘자씨가 세 살 때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없이 고된 삶을 보내온 할머니의 심정과 미래세대로서 4·3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읊자 일부 참석자들이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번 추념식에는 경찰 의장대가 최초로 참석, 헌화·분향 등 행사를 지원했다.
이번 3차까지 재심을 청구한 4·3 생존 수형인은 총 28명이다. 이 중 4명이 별세했다. 1차(18명) 재심은 지난해 1월 공소기각 판결을 끌어내 배·보상 청구 소송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청구한 2차(8명) 재심 재판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