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0.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인 3월 2일 WTI 유가(배럴당 46.75달러) 대비 절반도 못 미쳤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유소 휘발유값 평균은 ℓ당 1523원에서 1384원으로 9.2% 내리는 데 그쳤다.
정유사 “세금 많고 원화값 내린 탓”
“2주 시차 발생, 주유 늦춰라” 조언
정유업계는 ‘폭리’ 논란에 대해 “한국처럼 기름값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나라도 없는데 기름값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매번 정유사만 몰아붙이는 건 횡포”라는 입장이다. 특히 세금으로 화살을 돌린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기름값의 약 60%가 세금이라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그대로 휘발유 가격에 반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주유소 휘발유값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오피넷’을 만들고, 알뜰주유소가 나오면서 시장이 과거보다 투명해졌다”면서도 “눈에 띄는 휘발유보다 상대적으로 싼 경유는 저유가 인하분을 주유소 판매가격에 덜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서혜 E컨슈머 연구실장은 “정유사가 공급가를 내리더라도 재고 판매 이유를 들어 가격을 따라 내리지 않는 주유소가 있다”며 “2주 정도 시차를 반영하기 때문에 다음 주 가격 추이를 보고 주유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