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와 한판 뜨려 만든 차"···풀체인지된 G80 직접 타보니

중앙일보

입력 2020.04.01 08:00

수정 2020.04.0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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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줄 쿼드램프. 박성우 기자
두 줄 쿼드램프
두 줄 쿼드램프
3세대 신형 G80인  ‘올 뉴 G80’는 디자인, 동력 성능,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등에서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한판 뜬다는 각오로 만든 차다. 
 
직접 타보고 실물을 보니 회사의 의도가 일정부분 현실화된 느낌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 후 처음으로 완전 변경(풀체인지)한 모델이다.
 
지난달 30일 출시됐는데 출시 첫날 2만2000건의 계약을 이뤄낸 걸 보면 소비자도 이에 호응 중인 듯 하다. 2만2000대는 지난해 G80 연간 판매량과 같다. 
전면
전측면
우측면
후면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최고책임자(부사장)가 ‘나이키의 스우시 로고’처럼 만들겠다고 한 ‘두 줄 쿼드램프(전면등)’였다. 불이 들어오면 더 돋보이지만 햇볕에 반사된 모습도 도드라졌다. 
 
외관 디자인은 고급감이 충분했다. 쿠페 스타일로 떨어지는 루프라인이 제네시스 측 설명대로 우아함과 역동감을 동시에 줬다. 레피스 블루나 블레이징 레드처럼 강렬한 색상이 의외로 G80와 잘 어울렸다. 쿠페 스타일이 가미됐음에도 BMW 5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보다 차체가 길고 넓고 높다는 것도 국내 소비자들에겐 어필하는 부분이다.


차 19%는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 

신형 G80는 플랫폼 전체의 19%를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로 만들었다. 차가 가벼운 느낌이면서 힘있게 나갔다. 독일차의 딱딱한 느낌도 일본차의 부드러운 느낌도 아니고 딱 적당했다. 요철도 부드럽게 넘었고, 풍절음도 운전 중 느끼지 못했다.  
 
G80는 지난 모델에선 기본 트림 엔진 성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시승한 가솔린 터보 3.5 엔진은 부족함이 없었다. 오르막 등에서도 부대낌이 없었다.

 
센터페시아 가운데 우뚝 선 14.5인치 플로팅 내비게이션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복잡한 교차로 등에서도 알기 쉽게 잘 안내해 줬다. 하지만 요즘 트렌드인 클러스터 일체형 디스플레이(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하나로 된 것)가 아니라는 점이 의외였다.  

내부

제네시스 측은 “독일 브랜드 등이 클러스터 일체형 디스플레이를 도입한 게 2015년이고, 반드시 어느 방식이 트렌디한 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내는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군더더기 없이 조작계의 배치를 최적화했다. 이런 점이 약간 인테리어를 밋밋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계기반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하기에는 미흡할 정도로 구성이 단조로웠다. 
 
하바나 브라운 모노톤의 나파 가죽시트는 벤틀리를 연상케 했지만, 수납공간 상단을 지나가는 우드 트림은 K5를 닮았다. 

뒷좌석
뒷좌석
트렁크

한수 위 ADAS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시속 60㎞ 이상 주행 시 깜빡이를 살짝 움직이면 자동으로 차로를 변경해 주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 등 각종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은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독일 브랜드보다 우위에 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지도 정보를 바탕으로 속도 제한이 있을 때마다 자동으로 속도를 줄였다 높였다 한다. 옆 차와의 간격이 좁아 출차가 어려울 때 차를 앞으로 빼는 스마트키 원격 출차 기능도 편리하다.
 

운전석

옵션 가격 150만원은 아쉬워  

 
다만 이같은 ADAS 기능들이 상당 부분 150만원짜리 옵션 패키지에 들어있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하반기 국내에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디자인, 동력 성능, ADAS 측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G80과의 진검 승부가 예상된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