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법 상담 수십 배…정신없어”
이 변호사에 따르면 상담자 나이는 대부분 20살 안팎으로 어리다. 거의 다 자신이 소환 조사 대상이 될지를 물어본다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 무료 회원 중에는 “뭔지 모르고 별생각 없이 링크를 타고 들어갔는데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다. 이 변호사는 “수사 소식을 전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엄벌하라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n번방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공포에 휩싸인 분위기다”고 말했다.
유사 n번방 수두룩한 듯
경찰과 법조계에 다르면 아이러니하게도 n번방 사건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유사 n번방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언론 보도를 보고 유사 n번방도 늘고 호기심에 들어가는 사람도 늘었다는 이야기다. 채 변호사는 “이때부터 수사가 됐으면 n번방 회원 피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는 걸 막을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 법률사무소에는 n번방과 무관한 성인물(에로영화 등)을 불법 다운로드한 사람들까지 “자수해야 하는 거냐”고 문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원 26만명, 전국 변호사 3만명
현재 경찰은 주요 피의자 조주빈(25·대화명 박사)이 운영했던 ‘박사방’에서만 유·무료 회원 닉네임 1만5000건가량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n번방 참여자들의 자수도 잇따른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전국에서 ‘박사방’ 유료 회원 3명이 자수했다.
일부 회원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 대변인은 “안타깝다”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저지른 잘못만큼만 처벌을 받고 새출발 하는 게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사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조계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범죄 감소, 일감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일부 변호사들에게 이번 사건이 ‘가뭄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서울의 112 신고 접수 건수는 평소보다 10%가량 적다”고 설명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