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는 걸까. LG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라인 가동률이 11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비용 대비 생산 효율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베트남으로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물량을 대폭 늘려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인 덕분이다. LG전자는 이같은 명분보다 내실을 추구하는 전략을 통해 6년째 적자인 스마트폰 사업을 내년부터는 흑자로 전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생산능력은 줄이고 생산라인은 효율화
지난해 LG 스마트폰 생산라인 가동률이 올라간 건 생산량이 아닌 생산 능력을 줄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옮겼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은 연간 3800만대에서 2100만대로 40% 넘게 감소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체 생산능력을 줄인 것은 ODM을 확대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폭발적인 성장기를 지나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 맞춰 전략을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저가·준수한 성능 ODM 비중 크게 늘려
국내에서 지난달 출시한 Q51은 LG의 전략 변화를 상징한다. 6.5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에 후면 트리플(3개) 카메라를 탑재하고 30만원대 가격으로 출시됐다. 지난달 중순에는 2020년형 K시리즈 3종을 공개하기도 했고, 인도 시장에서는 10만원 대 보급형 스마트폰 W10 알파도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30만원대를 넘지 않고 ODM 방식으로 생산한다.
G시리즈 버리고...‘듀얼 스크린’은 계속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150만원대 시대가 열렸지만 아이폰 11시리즈도 프로(137만~183만원)나 프로맥스(152만~199만원)보다 저렴한 11(99만원ㆍ64GB 기준) 판매량이 가장 많다”면서 “고객들의 스마트폰 심리적 마지노선은 100만원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LG가 무리한 고급형 스마트폰 경쟁 대신 100만원 안팎의 시장을 노리는 게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다는 뜻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