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극심한 대기오염이 줄면서 줄어든 사망자 숫자가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사망자 숫자를 크게 웃돈다는 주장이다.
미국 예일 공중보건대학(YSPH)의 카이 첸 박사 등 연구팀은 최근 학술논문 사전 리뷰 사이트 medRxiv에 올린 '중국에서 코로나19 발생 기간의 대기오염 감소와 사망률 감소 이득'이란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중국 초미세먼지 18.9 ㎍/㎥ 감소
분석 결과, 중국 내 격리로 인해 우한에서는 대기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가 ㎥당 22.8 µg(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이, 중국 전체 367개 도시에서는 12.9 ㎍/㎥가 감소한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이 같은 중국 대기오염 감소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공위성 관측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또, 최근 유럽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대기오염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오염 개선에 사망자 1만2000명 줄어
지난 2018년 홍콩 중문대 스티브 임 교수 등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오존과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110만 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예일대 연구팀은 이번 코로나19 격리 기간 이산화질소(NO2) 오염 개선에 따라 중국 전체에서 8911명의 조기 사망자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65%는 고혈압·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차지했다.
또, 초미세먼지 오염 감소로 3214명의 조기 사망자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초미세먼지 관련 사망자의 73%는 심혈관계 질환이나 COPD가 차지했다.
단순하게 두 수치를 더 하면 대기오염 개선으로 1만2125명의 사망자가 줄어든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고려하더라도 대기오염이 개선되면서 중국 내 사망자가 8926명이나 줄어든 셈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중국 내 코로나19 발생으로 실시한 봉쇄 조치가 공기 질 개선을 통해 코로나19 사망자를 웃도는 '건강 이득'을 가져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건강 이득(health benefits)'이란 표현까지 사용했다.
연구팀은 또 "전기차 보급 등 대기오염 대책 강화하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특히 심혈관계 질환 사망자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3월 미세먼지 농도 절반으로 '뚝'
1월의 경우는 전국 평균이 25㎍/㎥로 지난해 33㎍/㎥보다 24% 정도 개선됐다.
2월에도 24㎍/㎥로 지난해 33㎍/㎥보다 27%가량 개선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한국의 대기오염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은 중국의 영향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강해진 바람과 잦은 강우 등 기상적인 요인과 겨울철 미세먼지 고농도 기간에 진행된 특별 대책이 함께 작용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지난해 3월 초에는 열흘 가까이 초미세먼지 고농도 상황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기상적인 요인 때문에 고농도 상황이 나타나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