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총선 언박싱(unboxing)-더비’는 제21대 총선에서 화제의 격전지를 집중 분석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로서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와 속사정, 중앙일보만의 깊이있는 분석 등을 꼭 집어 정리해드립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성헌 미래통합당 후보가 여섯 번째 맞대결하는 서대문갑은 정치권에서 서울 민심의 풍향계로 통한다.
연세대ㆍ이화여대 등 대학가와 연희동 같은 고급 주택가가 혼재하고 있는 이곳은 선호 정당이 뚜렷하지 않다. 역대 총선 결과를 봐도 ‘바람’을 타는 서울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편이다. 한나라당이 1당이 된 16대 총선과 뉴타운 바람이 불었던 18대 총선에선 이성헌 후보가 승리했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분 17대 총선과 민주당이 서울에서 승리했던 19ㆍ20대 총선에선 우상호 후보가 승리했다. 일각에선 ”철저하게 인물만 보고 투표하는 분위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관전포인트 1. 굴레방다리의 반전, 어디에 득 될까
2015년 말부터 아현역 푸르지오(940세대, 북아현 1-2구역), e편한세상 신촌(1901세대, 북아현 1-3구역)에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구 구성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3040 세대가 크게 늘었다.
민주당 측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북아현동에서 크게 이겼다”고 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측은 “과거 굴레방다리 시절엔 호남 인구도 많고 민주당에 몰표를 던지던 지역이다. 뉴타운 주민들은 교육과 경제에 민감해 과거보다 보수성향이 있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관전포인트 2.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 독식)
서대문갑은 신촌동, 연희동, 홍제1,2동, 천연동, 충현동, 북아현동 등 7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6ㆍ18대 총선에선 이성헌 후보가 7개 동에서 모두 승리했다. 반대로 17ㆍ19ㆍ20대 총선에선 우상호 후보가 7개 동에서 모두 이겼다. 통상 대학촌인 신촌동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우세한 경우가 많고, 고급 주택가인 연희동은 미래통합당 후보가 유리한 편인데 결과는 한쪽 후보가 휩쓸었다.
이런 특성에 대해 양측은 “특정 지역 출신이 많거나 특정 정당에게 우호적인 곳이 딱히 없다. 시대적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 같다”며 "텃밭이란 것 자체가 없기 때문에 늘 긴장해야 한다. 특히 '바람'이 불면 예측불허가 된다”고 말했다.
관전포인트 3. '페미니스트' 후보 신지예, 얼마나 선전할까
신 후보는 페미니즘 등을 앞세워 정치·사회 변화를 외치며 젊은 세대에게 호평을 받았다. 선거 이후에도 TV·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단골로 출연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번 선거에선 녹색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나섰다.
정치권에선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이 확고한 신 후보가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범여권 지지층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대문갑에 자리잡은 연세대·이화여대 재학생들의 표심을 일부 얻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신 후보가 너무 늦게 선거판에 뛰어들어 유의미한 득표를 거두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우상호 후보와 이성헌 후보의 격차가 가장 적었던 16대 총선에선 이 후보(47.0%)가 우 후보(45.2%)에 1.8%포인트 앞서 승리했다.
특별취재팀=유성운ㆍ손국희ㆍ이태윤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