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배근 시민당 공동대표는 이날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면서 “당신을 위해서나 문재인 정부를 지키기 위해(서나) 민주당과 시민당이 함께 길을 나섰다”며 “이번 선거를 승리로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일정을 함께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시민당 후보들이 노 전 대통령의 가치나 정신을 잘 새겨 좋은 정치를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안내를 자청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율 쪼개져
한국갤럽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조사,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선 민주당 37%, 미래통합당 22%였다. 반면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 조사에선 시민당 25%, 미래한국당 24%, 열린민주당 9%였다. 야권은 미래통합당 지지도가 고스란히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옮겨갔지만, 여권은 민주당 지지도가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으로 갈라졌다. 민주당 지지자만으로 한정했을 때 시민당을 찍겠다는 비율은 59%, 열린민주당을 찍겠다는 비율은 15%였다.
아직 두당의 격차는 제법 난다. 문제는 추세다. 일주일 전과 비교할때 열린민주당은 4%에서 9%로 크게 늘어난 반면, 시민당은 33%에서 25%로 8%포인트 낮아졌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6일 ”과거 민주당 지지자 중 3분의 1 정도는 정의당에 교차 투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분들이 열린민주당 쪽으로 많이 옮겨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내부' 비례정당이 쪼그라들고 '외곽' 비례정당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이해찬 대표가 지난 26일 “일부 탈당하거나 공천 부적격 판정으로 탈락한 분들이 민주당의 이름을 사칭해 비례 후보를 내는 바람에 여러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시민-열린민주 경쟁이 오히려 득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당직자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다른 진보정당 및 중도층 일부를 흡수하면서 민주당 파이 전체를 키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 역시 “비례정당이 분화될수록 민주당은 땅 짚고 헤엄치는 꼴"이라고 전망했다.
정의당 사면초가
이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지지도는 5%였다. 최근 완연한 하락세다.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선 9%로 열린민주당과 비슷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지역구 상황이 만만치 않은데, 비례 의석도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에 포위된 꼴"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