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거인들은 지금 “새 기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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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 “실직자 10만명 고용”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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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구글·MS 등은 AI·머신러닝 같은 핵심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다. ‘알파고’로 유명한 딥마인드 팀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알파폴드’ AI 시스템을 활용해 바이러스를 분석하고 있다.
슈퍼컴퓨터 자원도 투입된다. IBM·아마존·구글·MS 등은 각사의 슈퍼컴퓨터를 개방하고 상호 연결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같은 대규모 감염병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IBM서밋도 이번 컨소시엄에 포함됐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미국 정부에 기본적으로 협조하되 특정 사안에는 분명한 선을 긋는다. 지난 11일 백악관은 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과 긴급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기업들은 가짜뉴스 삭제나 코로나19 연구분석 요청은 받아들였다. 하지만 위치 정보 공유나 바이러스 추적에 필요한 고객 정보 제공 요청은 거부했다.
기업들에게 ‘계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수년간 클라우드 사업을 키워온 아마존·구글·MS는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수요가 급증하면서 혜택을 받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포레스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디지털화에 저항해온 모든 기업이 코로나19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맞았다”며 “클라우드 업체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가짜뉴스 확산과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페이스북에도 코로나19 확산은 새로운 기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이 대통령보다 더 믿음직스러울 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페이스북·트위터·핀터레스트가 코로나19 위기에서 신뢰를 쌓고 있다”고 전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