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NGO 단체 홈페이지에 게시된 조주빈(25) [봉사활동 NGO 홈페이지]
텔레그램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판매한 n번방 '박사' 조주빈(25). 그가 저지른 범죄의 내용은 드러날수록 잔혹하고 가학적이라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한편 조주빈은 봉사활동 NGO 단체 소속 팀장으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는 등 이중성이 극심한 사람으로 나타났다. 낮밤이 다른 조주빈의 이중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조주빈에게 보이는 반사회적 성격, 반동형성이라는 심리에서 이중성이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전문의들은 다만 대면 진료를 하지 않은 대상의 심리에 대해 정확히 진단할 수 없다는 걸 전제로 하고 의견을 밝혔다.
"조주빈의 이타적 행동…공감에서 나온 행동 아닐 것"
인천의 한 NGO 단체 홈페이지에 게시된 조주빈(25, 왼쪽 첫번째)의 사진. 조씨는 이 단체에서 장애인지원팀장을 맡기도 했다. [봉사활동 NGO 홈페이지]
성의학전문의 강동우 박사도 "겉으로는 소신 있어 보이지만 익명성이 보장될 때는 무법천지의 행동을 하는 이면을 드러내는 것은 반사회적 성격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성적인 이중성이 있는 경우 낮밤이 다른 특성이 크게 나타난다고 강 박사는 설명한다. 강 박사는 "번듯한 직업을 가진 사회 지도층이 밤에 성기를 내놓고 지나가는 여성의 반응을 즐기거나, 지하철에서 몰래카메라를 찍다가 걸리는 추잡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라며 이면의 성적인 욕구와 평소 생활에서 사람들 앞에 보여주는 모습의 괴리가 큰 성적 이중성이라고 설명했다.
"심리학적으론 반동형성으로 생긴 이중성일 가능성"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 공유방, 속칭 '박사방'의 박사 조주빈씨(25)의 신상공개여부를 판가름할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열리는 24일 서울지방경찰청 입구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범죄 행위와 수익, 자신의 존재감 느끼는 수단"
조주빈(25)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끝으로 임 교수는 조주빈을 "SNS 시대가 낳은 괴물"이라고 지적했다. 조주빈이 사람들과 진정한 소통이 없는 섬처럼 살아오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자신의 내면을 교정하지 못했고 그런 반사회적 특성이 온라인에서 극대화됐다는 것이다. 강 박사는 "텔레그램 방에서 일어난 건 관음증, 성적 가학, 소아기호라는 성도착적 이슈가 한꺼번에 들어 있어 매우 심각하다"며 범죄로 이어진 성적 이슈를 관계 당국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 교수는 피해자들이 받았을 충격을 우려하며 이들을 잘 보살피는 것도 수사 못지않은 중요한 과제라고 봤다. 홍 교수는 n번방에 들어간 수많은 회원들의 비뚤어진 욕구를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 살피는 것을 과제로 꼽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