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성 착취 사건의 핵심 피의자 조주빈(25·별명 박사)이 활동했던 한 자원봉사 단체(인천 계양구 소재) 대표 A씨의 회상이다. 그는 2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조주빈은 군 제대 직후인 2017년 10월부터 이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봉사활동 시기는 크게 둘로 나뉜다. 2017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는 “순수하게 활동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곤 아무 연락 없이 사라졌다가 1년 후인 지난해 3월 다시 왔을 때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휴대전화를 자주 들여다보고 동료에게 “도청장치를 만들자” 등의 이야기를 해, A씨가 이상하게 여겼다고 한다.
조주빈은 그 사이에 키 늘리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추정하는 범행 시작 시기(2018년 12월)도 수술을 받고 봉사활동을 하지 않은 때다.
“외모·학벌 콤플렉스 심해”
조주빈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와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인 스콧 피츠제럴드의 책을 좋아했다. 또한 주변에 대학 학보사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아울러 ‘싸지방(사이버 지식 정보방) 죽돌이’로 불릴 만큼 컴퓨터를 자주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있었다”
조주빈, 흰긴수염고래 게임 모방했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조주빈의 고등학교 담임교사 C씨는 중앙일보에 “어제 제자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말했다. C씨에 따르면 당시 조주빈은 30명가량인 남학생 문과반에 속해 있었다.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두루두루 원만하게 지냈다. 성적은 1~2학년 때는 좋았으나 3학년 때 떨어졌다. C씨는 “졸업 후 조주빈과 연락하는 반 친구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주빈은 어머니와는 떨어져 아버지·누나와 함께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적 부적응 상태...욕구를 온라인에서 충족하려한 듯"
김민중·심석용·남수현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