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토교통부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GTX-A 노선의 사업시행자인 SG 레일은 최근 GTX 운행에 투입할 전동차 120량의 제작·공급사로 현대로템을 선정했다. GTX는 8량이 연결된 열차가 한 편성이다.
GTX-A 열차 120량, 2024년 납품 완료
열차 납품돼도 시운전 등 수개월 걸려
국토부 "2023년말 개통", 앞뒤 안맞아
"현실적 상황 고려, 일정 재조정 필요"
또 열차 운행을 계획대로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전동차를 제때 모두 확보해야만 한다. 그래야 예정했던 열차 운행 시격을 맞출 수 있고, 유사시 비상 대응도 가능하다. 항공처럼 비행기 도입에 따라 순차적으로 운항횟수를 늘려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란 의미다.
이 때문에 철도업계에서는 정부가 밝히고 있는 GTX-A의 2023년 말 개통은 물 건너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전동차가 개통 예정일보다 늦게 도입이 끝난다는 건 그 자체로 개통이 늦어진다는 의미"라며 "업계에서는 빨라야 2024년 말, 아니면 2025년 개통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GTX-A 공사 구간 중 강남구간은 주민과 구청 반대로 착공도 못한 데다 GTX-A 노선과 연결된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현대자동차그룹의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사업도 예상보다 늦어져 선로 건설 자체도 목표를 지키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부는 여전히 2023년 말 완공을 고집하고 있다. 장창석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팀장은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최대한 노력 중"이라며 "다소 무리해서라도 목표를 높게 잡아둬야 늦어지는 걸 최대한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무리한 목표에 매달리다 보면 시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도권 교통난 해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GTX-A 사업의 완공일정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을 경우 애꿎은 '희망 고문'만 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대한교통학회장)은 "개통 일정은 노선과 관련된 지역과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최대한 목표에 맞추기 위한 노력은 좋지만, 정부와 민간사업자가 차량제작 완료 시점과 강남구 상황,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해 완공 연도를 현실적으로 재조정할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GTX-A는 지난 2018년 말 착공식을 가졌으며, 지하 40m 깊이에 터널을 뚫어 시속 100㎞의 표정속도(역 정차 시간을 포함한 시간당 이동거리)로 달릴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대심도 도심형 고속전철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