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 옵저버는 지난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킹덤’ 시즌 2를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로 ‘K좀비’ 열풍을 일으킨 ‘킹덤’이 아카데미 4관왕의 ‘기생충’과 만나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경제지 포브스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연결해 “‘킹덤’을 보면 코로나19가 좀비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할 것”이라며 “최고의 좀비쇼”라고 호평했다.
넷플릭스서 킹덤 시즌2 공개 열흘
계급갈등,정치적 음모 얽혀 시너지
북미 영화사이트 평점 기생충 앞서
코로나로 접속 폭증, 시청자 더 늘듯
김은희 작가 “해외, 한국풍광에 흥미”
박인제 감독 “더 잔인해 보이려 노력”
시즌 1을 연출한 영화 ‘터널’(2016)의 김성훈 감독에 이어 시즌 2의 2~6화 메가폰을 잡은 박인제 감독은 “앞서 만들어진 세계관과 좀비의 특성을 계승하면서도 좀비물의 팬으로서 더 잔인하고, 더 고어하게 최대치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영화 ‘모비딕’(2011) ‘특별시민’(2017) 등을 만든 박 감독은 사극도, 좀비물도 처음이지만, 피로 물든 세자 이창(주지훈)의 상복을 곤룡포로 연상케 하는 등 인상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고래회충에서 모티브를 딴 촌충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일찌감치 시즌 1은 ‘배고픔’, 시즌 2는 ‘피’에 관한 이야기라고 예고했지만 “이렇게 많이 죽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도 많았다. 김 작가는 “원죄가 있는 캐릭터가 많아 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죽음을 고민했다”고 했다. “탐욕의 화신인 조학주(류승룡)가 장엄하게 죽는 것은 원하지 않았어요. 가장 비참하되 핏줄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죽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덕성(진선규)의 서사가 아쉽긴 했지만, 그에게는 비장함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봤습니다.” 어린 이염(김강훈)에게 궁을 맡기고, 이창은 생사초의 비밀을 쫓아 북방으로 떠난 시즌 2 결말에 대해선 “과연 왕족의 피만이 정답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시즌 10까지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 김 작가는 “시즌 3은 ‘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아무래도 조선 시대에선 하층민, 그중에서도 여성이 더 많은 착취를 당해 여성 서사가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 모르죠.”
이창과 아신(전지현)의 러브라인을 기대하는 팬들도 있다. 김 작가는 “저는 이창과 서비(배두나) 사이에 지난 7년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상상은 했는데, 제 몸에 사랑 분자는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절친’인 김은숙 작가에게 조언을 구해보겠다고 했다. 코로나19와 연관 짓는 시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킹덤’은 2011년부터 구상한 작품이고, 경상도에서 좀비가 창궐한다는 설정도 한국 지도를 봤을 때 백두대간으로 자연스러운 장벽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했다. 극 중 서비의 대사인 “추위가 물러가고 봄이 오면 이 모든 악몽이 끝날 것”을 인용하며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