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정도 떨어진 다른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상가 2층에 위치한 교회도 인기척이 없었다. 인근의 소규모 작은 교회 3곳을 더 둘러봤으나 모두 예배를 중단한 상태였다. 한 은평구의 목사는 “수요예배를 하는 곳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독교 정신에선 현장 예배를 중시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변에서도 현장 예배를 하는 곳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일부 중형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교회 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모든 예배는 온라인 영상예배로 대체하고 있다”고 알렸다.
인근 아파트 상가 4층에 있는 B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층 전체를 임대한 이 교회의 예배당 유리문은 잠겨 있었다. 안에는 어지럽게 정리된 의자와 예배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드럼, 기타 등 악기가 무대에 쌓여있었다. 정문 밖 게시판에는 서울시 문화본부에서 '종교행사를 자제해달라'고 발송한 공문이 걸려있었다.
특히 문제가 된 건 예배였다. 은혜의강은 코로나19가 한창 퍼졌던 1일과 8일에도 예배를 강행했다. 신도 수가 130명에 불과한 작은 교회지만 예배당 출석 교인이 100여명에 이를 정도여서 그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사 아내는 감염을 예방한다며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의 입과 손에 소금물 분무기를 뿌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 때문에 대부분의 지자체는 교회의 자발적 협조를 당부하고 있어 감염 우려는 여전하다. 서울시 관계자도 “법적으로 종교 집회를 강제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울시는 주말 현장예배에 대한 지도ㆍ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그동안 종교행사를 중단하거나 온라인 예배로 대체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런데도 최근 경기 은혜의 강 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시가 시행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이 지켜지고 있는지 자치구와 함께 이동 순회 점검반을 편성해 주말 현장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들을 감독하겠다”고 했다.
이우림ㆍ백희연ㆍ윤상언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