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이영표 영입직전까지 갔는데…" 실패한 한선교 작전

중앙일보

입력 2020.03.19 14:05

수정 2020.03.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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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와 이영표 선수가 미래한국당에 왔다면 어땠을까요?”
 
19일 만난 미래한국당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4·15 총선 관련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작업에 관여했던 이 관계자는 물밑으로 이국종 전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과 이영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영입하려다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둘 다 대중적 이미지가 좋고 당과도 잘 맞을 것 같아 적극적으로 영입을 시도했다”며 “이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모정당인 미래통합당과 이렇게까지 갈등을 빚진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교당 통합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국민 열망과 기대와는 먼 결과”라고 비판했다.
 
미래한국당은 특히 이국종 전 센터장 영입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미래한국당 한 최고위원은 “이 전 센터장과 길게 대화를 나눴고 한선교 대표도 직접 만나 영입을 타진했다”며 “처음 입당 제안을 했을 때 이 전 센터장이 고민하는 듯 해 몇 차례 더 만났는데 나중에 거절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국종 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중앙포토]

 
이 전 센터장은 ‘욕설 녹음파일’ 파문으로 지난달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갈등을 빚어온 아주대 유희석 의료원장이 그에게 과거 “때려치워 이 XX야” 등 욕설하는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올해 초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됐다.
 
한선교 대표는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7차례 만났다고 한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이영표 위원이 처음에는 고민해 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며 “계속 설득해 영입 직전까지 갔지만 ‘개입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 해 어려울 것 같다’며 막판에 거절했다”고 전했다.
 
미래한국당은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도 입당을 타진했다고 한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김 대표와 신 전 사무관은 정부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보수층에 많은 지지를 받았다”며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대여 투쟁력을 높게 평가해 '함께하고 싶다'는 당 의사를 전달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 [중앙포토]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 '코링크는 조국꺼' 등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수차례 올렸다. 이에 여권 지지자들은 불매 운동을 벌였다. 당시(2019년 11월) 황교안 대표는 김 대표를 찾아가 격려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해 1월 ‘문재인 정부의 KT&G 사장 인사개입 및 청와대의 적자 국채 발행 강요’ 의혹을 제기하다 기재부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최근 검찰은 해당 사건을 무혐의 종결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