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식 투자 돌려막기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에는 ‘잠적한 3인’이 등장한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회장님’으로 불렸던 김모씨, 한 운수업체 재무이사를 지낸 A씨다. 세 사람 모두 수사기관의 소환에 불응하고 도주 중이다. 이 인물들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인간관계가 라임뿐만 아니라 다른 의혹들에서도 등장한다.
'회장님' 김씨 횡령 혐의로 추가 고소
장씨는 김씨를 ‘엄청난 자산가’라고 소개하며 “회장님(김씨)이 재향군인상조회를 인수해 라임 정상화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씨가 주도한 재향군인상조회 인수 컨소시엄(SPC)은 재향군인회상조회를 320억원에 인수했다가 한 달 뒤 보람상조에 웃돈 60억원을 주고 380억원에 팔았다.
그런데 이 인수 자금조차 횡령한 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타모빌리티 측은 18일 회사 자금 517억원을 횡령했다며 김씨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사측은 “김씨가 횡령한 회사 자금을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 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스타모빌리티 측은 “스타모빌리티가 올해 1월 푸드서비스업체 B사와 5개의 렌터카 회사 주식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317억원을 주식인수자금으로 모 법무법인에 맡겨 두고 있었는데 김씨 등이 임의로 회수해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또 “나머지 200억원은 지난해 12월 스타모빌리티가 또다른 회사 주식 84.6%를 225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낸 계약금인데, ‘별건 사건’으로 김씨가 도피하며 임의로 계약금을 돌려받아 횡령했다”고 밝혔다.
상조회 인수·운수업체 횡령에도 '잠적 3인' 등장
또 A씨는 과거 라임에서 일하며 이 전 부사장과도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운수업체 횡령 사건에는 이 전 부사장도 관여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 전 부사장에게 김씨를 소개한 사람 역시 A씨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검찰은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나 A씨는 이미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전 부사장과 김씨의 행방도 묘연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세 사람이 라임 사태와 다른 문어발식 투자 사기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인물들”이라며 “아직도 이 사람들이 심복들을 통해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얼른 붙잡아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