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 모두발언으로 “무엇보다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집행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지원이 적시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금까지 마련된 추경을 포함한 여러 대책 집행을 최대한 신속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추가 대책도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적시에 마련해 신속하게 해나갈 필요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배정 계획안 등을 의결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속도’란 단어를 5번 썼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금융권에 속도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대출할 때 서류 준비나 절차 때문에 두 달 석 달 걸리면 그것은 아무 소용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현장에서 (대출 등이) 직접 실행되는 은행 창구에서 실행되는 최대한 속도가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중견기업은 이미 은행이 기업 상태를 알기 때문에 대출 심사를 안 해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빠른 대출을 요청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금융권 전체의 역할을 강조하며 금융기관 협약식을 맺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회장은 “전례 없는 규모의 자금공급이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전례 없는 규모의 대출이 적기에 나가도록 범 금융권 협약식을 갖고 공동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방안”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시중 은행을 더 적극적으로 지도해 (대출) 만기 연장을 해 달라. 추가 대출도 고려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은 “이자 납입 유예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엔 경영계, 노동계, 중소기업, 금융계, 정부 등 각각의 경제 주체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모든 경제 주체들과 한자리에 모여 소통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노동계에선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모두 참석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양대 노총이 청와대 행사에 온 것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고, 지난 1월 25일(대통령과 양대 노총 위원장 면담) 이후 1년 2개월만”이라고 설명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양대 노총이 만나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 사회적 합의 수준을 높일 기회다. 대통령께서 이런 자리를 좀 더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뒤 양대 노총 위원장, 문성현 위원장과 따로 오찬을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