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조2000억 달러(약 1500조원)에 이르는 경기부양을 마련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GDP 5%를 초과하는 초대형 재정 패키지 준비 중이다.
사실상 기본소득 120만원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영국은 피해 중소 상공인에게 현금 주는 방식을 쓰기로 했다.
중국도 사상 최대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2주 안에 미국인 1인당 1000달러 준다
경제분석회사인 IHS마킷 나리먼 베라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이름표가 무엇이든 미국인에게 직접 달러를 주면 2차대전 이후 최초로 현찰 지급방식 경기부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가장 타격이 큰 중소 상공인들을 위한 대책도 패키지에 들어 있다. 2000억~3000억 달러에 이르는 금융지원이다. 또 파산 위기에 몰려 있는 미 항공사들을 위해서는 구제금융 500억~1000억 달러가 준비되고 있다.
Fed는 자회사 설립해 기업어음까지 사들인다
게다가 Fed는 “5000억 달러를 시중은행 급전 조달시장인 환매조건부채권(Repo) 시장에 16일 주입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뒤인 17일에는 자회사를 세워 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중앙은행이 자회사를 설립해 특정 분야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일은 1970년대 이전에는 가끔 있었다. 영국 중앙은행이 1940년대 세운 ‘상공금융공사(ICFC)’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1980년 신자유주의가 정책의 교리로 자리 잡으면서 중앙은행 자회사 설립은 금기가 됐다.
하지만 사정이 다급해지자 파월은 실용적인 접근을 채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중은행을 중간에 내세워 일선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중국도 사상 최대 경기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주요국이 경기부양을 마련하거나 발표하면서 이제 관심은 글로벌 부양 패키지가 2009년을 능가할지에 쏠리고 있다. 당시 세계는 글로벌 GDP의 12%에 이르는 6조5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을 단행했다. 명목 금액으론 역대 최대 패키지였다.
당시 중국이 4조 위안에 이르는 재정을 풀었다. 직전인 2008년 중국 GDP의 13% 가까이 되는 부양이다. 프랑스 인시아드대 안토니오 파타스 교수(경제학)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사태가 중소 상공인을 가장 힘들게 한 점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라며 “중국 정부가 2009년 패키지보다 큰 경기부양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