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등은 이날 ▶민주당이 소수정당 후보에 앞 순번을 배려하고 ▶야당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검찰 관련 법 개정 및 문재인 대통령 탄핵 시도에 공동 대응하며 ▶‘촛불정신’을 바탕으로 적폐청산과 민주적·개혁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협약서에 서명했다.
반면, 그간 민주당 외곽에서 비례연합정당을 주도했던 ‘정치개혁연합’은 제외됐다. 정치개혁연합에 참여 의사를 밝힌 미래당·녹색당·민중당 등도 협약 명단에서 빠졌다.
당초 시민사회계 원로가 주축이 돼 만든 정치개혁연합은 비례연합 구상 초반부터 녹색당·민중당 등과 밀접하게 접촉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연합은 현 여권 지지색이 뚜렷한 곳과 함께 할 수 없다는 뜻도 내비쳤다. ‘시민을위하여’의 주축은 친문(친문재인)·친조국 성향의 개국본(개싸움국민운동본부)이다. 지난해 ‘조국 수호’를 내걸고 서초동 집회를 주도했던 세력이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례연합 참여 정당과 관련, “앞으로 4년간 정부를 통해 정책을 실현하는데 합의할 수 있는 정당”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법원은 ‘셀프제명’을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한 채 탈당을 하는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 따라서 비례연합 의원이 원대복귀를 위해선 현실적으론 당대당 합당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마디로 합당이 가능한 친여(親與) 성향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윤 총장 역시 이날 간담회에서 ‘(비례연합정당이) 추후에 민주당과 합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도 염두해 둘 수 있다”고 했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시민을위하여’는 특정 정치세력이 만든 연합정당이라 누가 봐도 민주당의 외곽·산하조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은영 녹색당 총선대책본부장도 “정치개혁연합이 훨씬 명분이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시민을위하여’를 선택한 건 결국 소수정당을 압박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열린민주당은 노이즈”=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이 주축인 열린민주당은 독자 노선을 택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도 “노이즈는 제거해야 할 대상이지 연합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열린민주당과 연합 가능성을 닫았다. 한편, 전날(16일)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열린민주당 열린 공천에 응하기로 했다”고 하는 등 합류 인사가 늘어나고 있다.
하준호·석경민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