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가 사랑한 사이렌오더, 3번 방문하면 1번은 썼다

중앙일보

입력 2020.03.1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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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신 OO고객님~" 

대기업 직원인 김민석(36)씨는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삼성페이로 결제하고 스마트폰 NFC 기능을 이용해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한다. 쇼핑은 인터넷 쇼핑몰 쿠팡과 네이버쇼핑으로 해결한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10만원씩 자동충전해서 보너스 포인트를 쏠쏠히 모았다는 그는 취미로 새로 나온 IT기기를 수집하는 얼리어답터다. 

 
김씨는 매일 아침 8시 서울 강남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 커피를 주문한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면 줄을 서서 결제할 필요 없이 바로 커피 픽업이 가능하다. 매일 쓰는 물티슈, 생수, 치약과 자주 먹는 시리얼은 쿠팡 정기배송을 신청했다. 주말엔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한다. 미리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한 카드로 자동결제 돼 현금 거스름돈은커녕 실물 카드도 주고받을 일이 없다.  
 
김씨는 “자동화기기(ATM)는 설날에 조카들 용돈을 줄 때나 찾는다”며 “현금은 물론이고 플라스틱 신용카드도 잘 가지고 다니지 않지만, 대부분 소비를 모바일로 하기 때문에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커피 주문 1/3은 '스마트 오더' 

김씨와 같은 얼리어답터들의 비대면거래 선호도가 일반 고객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얼리어답터의 온·오프라인 결제방식을 분석한 결과, 얼리어답터는 커피전문점에서 모바일 앱을 통한 스마트오더의 이용 비율이 33%에 달했다. 일반고객(17%)의 두배 수준이다. 얼리어답터가 커피전문점에 일주일에 3번 방문한다면 이 중 1번은 스마트오더를 이용한다는 뜻이다. 


신한카드빅데이터연구소

얼리어답터는 택시 이용 방식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얼리어답터는 택시를 이용할 때 카카오T 같은 택시앱을 결제한 비중이 50%나 됐다. 한 달간 택시를 10번 탔다면 이 중 5번은 택시앱으로 택시를 불러서 이용했다는 뜻이다. 반면 일반고객의 택시앱과 직접 결제 비율은 각 35%와 65%로 나타나 아직까지는 택시를 호출하는 것보다는 길에서 잡아 타는 데 더 익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리어답터의 월 평균 온라인 쇼핑몰 이용 금액 역시 34만원으로 일반고객(21만원)에 비해 높았다. 또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서비스 이용률(19%)이나 쏘카 같은 공유모빌리티 이용경험(5%) 역시 일반 고객(스트리밍 8%, 공유모빌리티 3%)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얼리어답터 78% 남성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얼리어답터 고객을 추출하는 데 사용한 기준은 지난해 출시된 한 스마트워치의 사전 예약 구매 기록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출시 이전에 미리 예약구매를 할 정도로 IT기기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들의 온오프라인 결제 방식과 일반 고객의 결제 방식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교 대상인 일반 고객은 얼리어답터 고객들의 남녀 성비와 연령 분포를 동일하게 적용해 무작위로 추출했다. 

 
얼리어답터 중 78%를 남성이 차지할 정도로 남성이 대부분이다. 특히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가졌으면서 IT기기 사용에 익숙한 30대 남성(34%)과 40대 남성(24%)이 주를 이뤘다. 얼리어답터 그룹 중 여성은 30대(8%), 20대(7%), 40대(5%) 순으로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