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표는 이날 본지에 “공천 결과를 보면 사천(私薦) 논란이 많이 제기되니 최소한 그걸 피하기 위해서도 공천한 지역구 중 두어 군데, 대표적으로 강남갑·을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 출신의 최 후보를 두곤 “(금융계 재직 시절) 행적에 논란이 많으니 그를 공천하는 건 상식에 안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북한 공사 출신의 태 후보를 두곤 “한국의 실정을 잘 모르는 데다 선거 운동 중 사고라도 나면 안 되니 비례대표 후보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태 후보 공천은) 국가적 망신”이란 표현도 썼다. 김 전 대표는 그러면서 “(통합당) 공관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겠지만, 반발하면 (나의 선대위원장직 수락은) 안 된다”라고까지 말했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총선 직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의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다가 공천에 반발, 비대위원직을 그만둔 일이 있었다. 황 대표 측 인사는 “오늘 강남갑·을의 공천이 확정된 만큼 김 전 대표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며 “황 대표가 다시 김 전 대표와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태 후보는 “오직 대한민국 국민과 강남갑 주민을 바라보며 제 모든 것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며 “김 전 대표는 정치원로서의 품격과 포용력을 잃지 말아달라”는 입장문을 냈다.
김 “태 후보 강남 공천, 국가 망신”
태영호 “정치 원로의 품격 지켜라”
통합당선 재의 거쳐 두 후보 확정
공관위, 연수을·달서갑 경선 수용
최고위의 재의 요청에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위원장 간의 정면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최고위의 재의 요구를 공관위가 받아들여 공천안을 수정한 전례를 찾기 어려워서다. 공관위가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재의 안건을 확정하면 최고위는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 2016년 새누리당 공관위(이한구 위원장)가 최고위(김무성 대표)의 요구를 거부한 일도 있다. 김형오 위원장이 하지만 7시간 만에 황 대표 의견을 일부 받아들이면서 “극한 대결은 피했다”는 평가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서로가 할 도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황 대표와의 갈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강찬호 논설위원, 한영익·윤정민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