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광주광역시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지난 4일 광주교도소 무연분묘 유골에 대한 1차 감식 결과를 통보했다. 국과수의 1차 감식은 최초 발견 당시 뒤죽박죽 섞인 유골들은 분류하는 작업과 유골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작업으로 이뤄졌다.
경찰에 1차 감식 결과 전달…"총 261구"
구멍 뚫린 두개골은 "자연적인 부식현상"
어린아이 유골은 "80년 이전 매장 가능성"
옛 광주교도소 부지는 5·18 사적지 제22호로 지난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항쟁에 참여한 시민군과 무고한 시민들이 옥고를 치렀던 곳이다. 광주교도소는 계엄군의 유력 암매장지로도 지목돼 수십 년 뒤 발견한 신원미상 유골을 놓고 암매장 의혹이 일었다.
국과수는 1차 감식 결과보고서를 통해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신원미상 유골에서 타살이나 외력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며 "두개골에 뚫린 구멍도 자연적인 현상에 의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광주교도소 무연분묘 발굴 당시 구멍 뚫린 두개골이 발견되면서 '총상'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었지만, 국과수는 정반대의 감식 결과를 냈다.
1차 감식에서 어린아이 유골은 2구가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발굴된 크기가 작은 유골을 놓고 계엄군에 희생된 어린아이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국과수는 "연령대가 낮은 어린아이 유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부패 상태를 볼 때 1980년 5·18 이전으로 볼 수 있는 매우 오랜시간 전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덧붙였다.
국과수는 1차 감식에서 타살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남은 절차는 광주시 등이 확보한 5·18 당시 행불자 유가족과 DNA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국과수는 DNA 감식 작업이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는 2001년부터 2018년까지 5차례에 걸쳐 5·18 행방불명자 가족 찾기 사업을 추진해 154가족, 334명의 DNA 정보를 확보하고 전남대학교 법의학교실에 보관하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의 1차 감식 결과를 통보받은 뒤 매장 경위 등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