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코로나 파동 속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다. A대학교 축구부는 우리나라 택시 업계, 선배 선수는 택시, 신입생은 후발 모빌리티 사업자 ‘타다’다. 심판위원회는 법원, 선생님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 할 수 있겠다.
타다의 장점은 서비스의 표준화
규제 앞서 서민 정서 헤아려야
언제까지 역주행 코리아 할건가
여기까지는 고마운 일인데 아쉬운 점도 많다. 저렴한 요금이 고맙긴 한데 문제는 정작 필요할 때 택시를 잡기 힘들다는 것이다. 택시를 잡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일이 다반사다. 승차거부를 당하는 경우도 잦다. 어렵사리 택시를 탄다 해도 기사의 훈계를 듣기 십상이다. 어설픈 정치 평론은 이제 신물이 난다. 담배 연기에 찌들은 택시를 타면 온몸에 냄새가 배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 불쑥 ‘타다’가 등장했다. 타다는 친절하고, 쾌적하다. 승차거부도 없고, 기사의 훈계 따위도 없다. 무엇보다도 타다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쾌적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표준화·균질화한 것이다. 타다를 타면 운전기사가 친절하고, 실내가 깨끗할 것이란 믿음이 생긴다. 담배 연기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택시는 들쭉날쭉하다. 친절한 기사분도 있지만, 무뚝뚝하고 퉁명스런 운전자도 많다. 스포츠에 비유하면 ‘타다’는 규격이 정해진 직사각형 경기장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플레이하는 종목이다. 택시는 경기장이 직사각형일 때도, 타원형일 때도 있다. 종종 경기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서민들이 택시를 멀리하고, 타다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그런데도 국회의원과 택시 업계는 서민들의 이런 정서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나라 택시 요금은 무척 싼 편이다. 이웃 나라 일본의 택시요금은 우리보다 2~3배는 비싸다. 뼈 빠지게 일해도 박봉에 시달린다는 택시기사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이참에 택시요금 체계를 신중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규칙까지 바꿔가면서 신입생에게 불리한 장벽을 치는 건 명백한 반칙이다. 외국에선 고급택시와 우버에 개인형 모빌리티까지 다양한 신입생이 등장하고 있다. 무인주행 자동차가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 그때도 두더지 잡듯 때려잡으면 그만인가. 언제까지 코리아는 역주행만 할 것인가.
정제원 스포츠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