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8일 ‘주요 전염병과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내놨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전염병의 경제적 영향은 확산 정도, 지속 기간, 치사율 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중국, 홍콩 등으로 크게 확산하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인접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3년 1분기 11.1%에서 2분기 9.1%로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주로 여행·숙박·운수 등 서비스업 업황 둔화에 주로 기인한 것이었다. 제조업 생산이 일시적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공급 측면에서 물적 자본의 큰 손실은 없었다. 집중적인 확산 기간이 한 분기(2003년 2분기) 정도여서 회복도 빨랐기 때문이다. 주변국인 한국과 대만도 생산 감소보다는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관광객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한 분기 내에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올해 세계경제포럼은 “전염병과 자연재해가 가능성(likelihood)과 충격의 크기(impact) 측면에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위험이 크지 않는 나라로 평가받지만,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예측은 쉽지 않다. 한은 관계자는 “상시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임을 인식하고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과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핵심 부품·소재는 국산화와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해 공급망 훼손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