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강동소방서와 강동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분 강동구 고덕동 상가주택 3층의 두 가구 중 한 가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4층 주민이 “아래층에서 불이 났다”고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당국(소방차 23대·소방관 84명 등)은 화재 발생 19분 만에 진화했다. 건물 입구에서부터 3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은 물과 재로 뒤범벅이 돼 있었다.
외할머니 난로 켜둔 채 잠시 외출
코로나 때문에 어린이집 안 간 듯
화재 진압 과정을 지켜본 박모(90)씨는 중앙일보에 “소방관이 들어갈 때 B양 자매의 엄마로 추정되는 여성이 ‘애들 끌어내 주세요’라고 악을 썼다”며 “너무 끔찍했다”고 말했다. 다른 이웃은 “이웃들이 불난 집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난 집 안에 전기난로가 있었던 점과 “화재 직전 난로가 엎어진 것 같다”는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이 사망한 것을 보면 유독 가스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5일 오전 합동감식을 실시하고 부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 주민은 “숨진 아이들이 최근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어린이집에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며 “주말에만 보이던 아이들이 평일에도 보였는데 코로나 영향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민중·정희윤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